예술은 공간에 왜 필요할까? 설치에서 경험, 자산가치까지 확장되는 전략
예술은 이제 전시장에서만 소비되지 않습니다. 요즘은 팝업스토어, 호텔 라운지, 감성 카페, 셀렉트샵처럼 일상적인 공간에서도 작품을 만나고, 때로는 구매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예술을 삶의 일부로 녹여내고자 하는 수요가 늘면서, 상업 공간과 아트 컬렉팅이 연결되는 새로운 방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전시가 아닌 공간에서 예술이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컬렉팅과 소비로 이어지는 흐름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목차
- 0. 서론: 전시장이 아닌 공간에서 마주한 예술의 시대
- 1. 공간이 예술을 도입하는 이유와 전략적 활용 구조
- 2. 예술이 실현되는 공간 유형과 컬렉팅 연결 방식
- 3. 작품 감상에서 실제 구매로 전환되기 위한 연결 전략
- 4. 예술 도입이 브랜드에 주는 정량적/감성적 효과
- 5. 디벨로퍼 입장에서의 예술 도입: 법적 의무와 부동산 가치 향상
- 6. 결론: 예술은 이제 ‘공간’과 함께 경험된다
1장. 공간이 예술을 도입하는 이유와 전략적 활용 구조
오늘날 브랜드는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경험'을 설계하고 전달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예술은 단순한 장식 요소가 아닌, 공간에 정체성과 감정을 입히는 수단이자 브랜딩 전략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예술을 공간에 도입하는 것은 단지 미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의 정서적 연결을 형성하고 브랜드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일상 속 예술 소비’가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상업 공간과 예술의 융합은 더욱 전략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를 전략적으로 풀어내기 위해서는 단순히 작품을 비치하는 수준을 넘어, 다음과 같은 방법론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 예술 도입의 실질적 목적
-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각화
- 공간 내 체류시간 증가 및 몰입 유도
- 고객과의 감정적 교감 설계
- 매장의 콘텐츠화 및 차별화 포인트 구축
✅ 전략적 활용 방안
- 큐레이션 기반 구성: 브랜드의 철학이나 시즌 콘셉트에 맞춰 작가 또는 작품을 기획 전시 형식으로 배치
- 스토리텔링 방식 활용: 작품 옆에 작가의 메시지나 제작 배경을 노출해 감상→공감→브랜드 연결 유도
- 인터랙션 연계: 고객 참여형 프로그램(작가와의 대화, 미니 전시 이벤트, QR 기반 정보 공유 등)을 통해 체험 확장
- 상품 및 서비스와 연동: 예술을 활용한 한정판 굿즈, 메뉴 패키지, 공간 서비스와 통합 운영
이러한 방식을 통해 예술은 ‘공간에 놓인 그림’이 아니라, 브랜드의 철학을 시각적으로 해석하고 소비자에게 체험으로 전달하는 ‘이야기 그 자체’가 됩니다.
2장. 예술이 실현되는 공간 유형과 컬렉팅 연결 방식
예술이 상업 공간에 도입될 때는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전시’로 머무르지 않습니다. 각 공간의 목적과 성격에 따라 예술은 그 공간에 머무는 사람과 감정적으로 연결되고, 브랜드 경험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 장에서는 최근(2024~2025년 기준) 트렌디한 상업 공간에서 예술이 어떻게 전략적으로 구현되고 있으며,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 경험과 컬렉팅으로 연결되는지 최신 사례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 팝업스토어 & 브랜드 쇼룸
- 짧은 시간 동안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예술을 주제로 한 팝업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 공간 자체를 전시처럼 연출하거나, 한정판 굿즈와 아트워크를 연계하여 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이 자주 활용됩니다.
예:
- 구슬모아당구장 X 배민 B마트 아트팝업 (2025): 일러스트 작가와의 협업으로 B마트 브랜드 세계관을 설치형 조형물로 해석. 작품 일부는 NFT 및 실물 굿즈로 판매
- 헤이그라운드 성수점 '연결의 기술 展' (2024 하반기): 입주 스타트업의 가치와 연관된 키워드 기반 설치미술 전시. 관람객 참여형 드로잉 행사 포함
✅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 북카페
- 공간 전반이 하나의 큐레이션된 전시장처럼 기능하며, 아트워크가 자연스럽게 진열 상품이나 가구와 조화를 이룹니다.
- 방문 고객은 감상 중 자연스럽게 작품에 흥미를 느끼고, 일부는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판매 연계가 구성됩니다.
예:
- 디에이치 라운지 도산 (2024): 하이엔드 리빙 브랜드와 신진 작가가 협업해 인테리어 오브제로 구성된 소형 조각/회화 컬렉션 전시
- 포스터라운지 을지로 (2025): 아트포스터 전용 편집숍 형태로 운영되며, 일러스트레이터 중심의 작가 굿즈 및 원작 에디션 연계 판매
✅ 디자인 호텔 & 부티크 숙소
- 투숙 경험 자체를 하나의 '전시 관람'처럼 설계하고, 객실마다 다른 작품을 배치하거나 작가와 테마 협업을 진행합니다.
- 체크인 공간이나 라운지에 전시된 작품을 QR코드 등을 통해 구매할 수 있게 한 호텔도 증가 추세입니다.
예:
- 논현 '조선팰리스 아트플로어 프로젝트' (2025 상반기): 층별 테마에 따라 미디어 아트, 키네틱 설치, 회화 연계 전시를 고정 설치하여 투숙과 감상을 연결
- 성수 '아워플레이스' 하우스 스테이 (2024): 스테이 공간 전체가 신진 작가 작품 중심으로 구성되어 체크인 고객에게 구매 리스트 제공
✅ 감성 카페 & 레스토랑
- 예술 전시 콘셉트를 메뉴, 인테리어, 향, 사운드 등과 연계해 다감각적 경험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 작가 전시를 월간 주기로 기획하거나, 공간의 일부분을 작은 갤러리처럼 운영하며 현장 구매도 유도합니다.
예:
- 망원 ‘필름라운지’ (2024~): 전시 겸 카페 공간으로 운영되며, 필름사진 전시와 함께 아티스트 아카이브 북/작품 구매 연결
- 한남동 ‘Café UNSEEN’ (2025): 신진 작가 큐레이션 중심의 전시형 카페. 메뉴와 패키지에도 해당 작가 디자인 반영하여 구매 연계 유도
3장. 작품 감상에서 실제 구매로 전환되기 위한 연결 전략
예술이 상업 공간에 도입됐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한 컬렉팅 경험으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고객이 ‘이 작품을 내 공간에도 들이고 싶다’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이 장에서는 감상과 소비를 연결하는 실전적인 전략과 그 실행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예술이 단순히 ‘분위기’로만 소비되지 않기 위해서는 작품이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연결 장치가 필요합니다.
▷ 실전 전략
- 작가 정보 명시: 작품 옆에 QR코드, 명함, SNS 계정 안내로 즉시 검색 가능하게 하기
- 작품 판매 연계 태그: 포스터나 소형 에디션 작품은 가격 및 구매 방법 간단히 표시
- 작가와의 만남 이벤트: 오픈 일정 중 ‘작가와의 대화’나 ‘아트 클래스’ 연계 시 구매율 상승
- 온라인 스토어 연동: 인스타그램, 스마트스토어 등으로 쉽게 이어지는 CTA(Call to Action)
- '단순 감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내 공간에 들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인식이 중요합니다.
4장. 예술을 공간에 도입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브랜드 효과
브랜드와 공간이 예술을 들이는 것은 단지 이미지 개선이나 SNS 콘텐츠 생성에 그치지 않습니다. 예술은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브랜드의 세계관과 안목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며, 궁극적으로 고객의 감정과 기억에 오래 남는 체험을 설계할 수 있게 합니다.
하지만 “예술 작품을 들여놨다고 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수치가 오를까?”라는 질문은 여전히 브랜드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우려일 수 있습니다. 작품 한 점이 곧 매출 증대로 직결되지는 않더라도, 다음과 같은 간접적이고 정량화 가능한 지표로 효과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 예술 도입 후 측정 가능한 KPI 및 분석 접근법
- 체류시간 증가: 카페·쇼룸 등에서 CCTV 기반 체류시간 분석 혹은 POS 결제 시간 기록 활용
- SNS 언급량 및 이미지 전환율 분석: 특정 아트워크를 배경으로 한 태그/언급/저장/공유 수 측정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 재방문율 또는 멤버십 재이용률: 전시 변경 주기에 따른 유입률 변화 확인
- 고객 후기/만족도 조사: “공간이 인상적이었다”, “작품이 기억에 남았다” 등의 키워드 텍스트 분석
- 전시 연계 판매율: 한정 굿즈, 패키지 메뉴, 작가 협업 상품의 매출 비교
✅ 간접적인 기대효과
- 브랜드의 예술적 감도, 취향 기반 큐레이션에 대한 고객 신뢰도 향상
- 고정 고객층(팬덤) 유입 → 충성도 높은 반복 소비 구조 형성
- 작가/작품 검색 트래픽 상승 → 브랜드 유입 경로의 다변화
- 단기적인 매출보다는, 장기적인 ‘공간 브랜드 가치’와 ‘고객의 감정적 기억 잔존률’을 높이는 것이 예술 도입의 핵심입니다.작품 한 점은 공간의 온도를 바꾸고, 브랜드에 개성과 문화를 더합니다.
5장. 디벨로퍼 입장에서의 예술 도입: 법적 의무와 부동산 가치 향상
상업 공간뿐만 아니라 주거·업무 복합 건축물에서도 예술은 점점 ‘선택이 아닌 의무’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을 신축하거나 증축할 때, 공공미술 설치가 법적으로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 관련 법령
- 건축법 시행령 제27조의2 (건축물에 설치하는 미술작품에 관한 기준)
- 일정 연면적(10,000㎡ 이상) 이상의 신축 건축물은 공사비의 일정 비율(0.7% 이내, 최대 10억 원 한도)를 미술작품 설치에 사용해야 함
- 2024년 기준, 비영리·공공·민간 건물 모두 해당되며, 설치하지 않을 경우 지자체로 대체 부담금을 납부해야 함
✅ 디벨로퍼·건물주 입장에서의 기대 효과
- 자산 프리미엄 형성
- 예술 작품이 고정 설치된 로비, 커뮤니티 공간은 공간의 고급감과 독창성을 강화해 임대료 상승 및 분양가 프리미엄 효과 발생
- 입주자 만족도 및 차별화
- 고급 주거단지나 오피스는 아트워크를 통해 ‘문화 기반 부동산’으로 포지셔닝 가능
- 입주자/방문객 만족도 향상 → 브랜드 인지도 상승
- 공공 이미지와 홍보 효과
- 지역 작가 또는 사회적 기업과의 협업 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전략과 연계 가능
- 언론 노출, SNS 바이럴 요소로 홍보비용 대비 높은 브랜딩 효과 발생
- 디벨로퍼에게 예술은 단순 장식이 아니라, 부동산 상품의 ‘콘셉트 설계 요소’이자 장기 자산 가치를 높이는 전략 자산입니다.